이전에 강아지를 한 마리 키워보았는데 (나 20살 적에..) 그 당시에는 아빠가 퇴계로 애견거리로 무작정 데리고 나가가장 작고 귀여운 말티즈 한 마리를 선물해주셨던 게 기억이 난다.. 강아지 공장에서 태어난 아이... 작고 약해서 오자마자 장염을 앓고 일주일 만에 병원신세를 져가며 금지옥엽 길렀다.

그러나 어린나이에 모체와 떨어져서 면역이 부족했던 걸까? 시름시름 앓다가 4살에 급성신부전 판정을 받고 5살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병원을 1년은 들락날락하며 수액과 수술 주사를 맞고 정말 개다운 삶을 살지 못하다 떠났다.

아직도 기억속 언저리에 깊게 박혀있는 미안함이 떠올릴 때마다 날 아프게 하는 나의 첫 강아지.. 비틀비틀 아파서 죽던날밤까지도 배변판에 올라가 쉬야를 하던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그 이후 강아지를 키우지 말자고 했으나 나는 너무나 미안했고 공허했고 어렸다.. 병원에서 소개를 받고 가정집에서 미분양된 3개월이 넘은 큰아이를 데려왔다. 그게 바로 지금의 뚱희이자 내 동생 내 가족 내 소중한 아이이다.

 아이는 처음부터 내가 모든 걸 공부하고 체험해가며 오롯이 키웠고 시행착오도 거치고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나와 14년째 동거 중이다. 내가 결혼 전에도 결혼 후에도 데려와서 지금도 내 곁에서 쌔근쌔근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적음에 오늘도 아픈 마음으로 한번 더 쓰다듬게 된다.

딱 10년만 더 살아주면 좋겠다. 세상도 좋아지고 이렇게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과 시설도 좋아졌는데 우리 뚱희는 많이 못 누린 거 같아 더 보게 해 주고 더 느끼게 해주고 싶다..

요즘은 임신으로 몸이 점점 무거워져 오니 나른하기도 귀찮기도 하지만 매일 하루 2번 산책만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뚱희를 위해 오늘도 목줄을 둘러업고 나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드는 생각은 내가 이아이를 행복하게 해 준 게 아니라 이아이가 나를 행복하게 해 줬던 것 같아서 더없이 소중하고 또 소중한 하루다..

세상 끝까지 지켜줄게 소중한 내 강아지 내 동생 뚱희야..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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